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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강원 태백 대덕산 |
| 고양이걸음으로 살금살금 '비밀의 화원'을 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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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산행안내
■ 등산로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검룡소~주차장 (5시간)
■ 교통 대중교통: 하장 임계행~창죽동~도보~검룡소(06:10~19:50, 하루 8회 30분소요/도보 1시간 소요) 자가용: 황지교사거리~화전사거리 우회전~35번국도 하장방면~검룡소안내판에서 좌회전~검룡소 주차장(18㎞, 25분소요)
■ 태백의 민머리엔 야생화가 한가득
[경인일보=객원기자/송수복]산행은 이강철(55) 부회장의 소개로 시작됐다. "다양한 식물군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녀간 곳으로 작년까지 사전허가로 입산이 가능했던 야생화 군락지는 아예 통제가 되었어요. 모두가 인간의 손과 발로 빚은 일이죠." 말 그대로였다. 바리케이드로 굳게 닫힌 등산로를 앞에 두고 태백시에서 나
온 태백시 산림유전자 보호림 감시초소의 관리원들은 고압적인 자세다. 결연한 의지가 보이는 현장에서 문득 우리가 산에 다니면서 무슨 짓을 해왔는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산행 들머리로 잡은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과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조건부 허가와 주의사항 교육을 받은 후에야 산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어렵사리 들어선 산행로 주변은 말 그대로 천상화원(天上花園) 그 자체였다. 야생화와 천연식물의 천국인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로 이어지는 너른 평원에서 마음껏 푸르른 초록의 향연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기에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킬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쓰며 산행하기를 당부한다.
■ 구름과 함께 오른 산중화원에서 신선처럼 노닐다
두문동재에 힘겹게 올라선 버스에서 내리자 고갯마루 아래의 간이매점에서 틀어 놓은 일명 '뽕짝'이 구성지다 못해 찢어질듯한 소음으로 온 숲을 헤집는다. 그래도 산행전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에 잠깐 들른다.
금대봉 능선으로 잇는 오른편의 백두대간 길로 올라서니 왼편으로 두고온 길이 눈에 밟힌다. 조금이라도 쉽게 걸어보려는 꼼수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길옆으로 소담스레 고개를 내민 노루귀와 큰앵초꽃이 보이고 바로 뒤로 할미밀빵과 쥐오줌풀과 노란장대가 줄지어 나타난다. 그야말로 온 천하가 꽃밭인 셈. 산행로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쳐놓은 줄을 따라 걷던 산악회원들이 저마다 탄성과 함께 카메라에 소중한 장면을 담기에 바쁘다.
한 차례 바람이 구름을 밀어냈다가 다시 밀고 오면서 가느다란 빗줄기를 동반하는 태백고원은 늘 비슷한 날씨를 보여주기에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바람도 머물다 가는 태백의 고산준령에 이런 화원이 있다는게 얼마나 놀라운지 몰라요. 이름도 다 알기 어려운 꽃이 눈과 마음을 모두 만족케하니 축복받은 산행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라며 이병환(54) 회장은 산악회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 두팔로 안기 힘든 신갈나무 아래 고목나무샘
두문동재에서 1시간반 정도의 거리에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로 흘러들어가는 고목나무샘이 있고 누군가가 걸어놓은 비닐조각에 쓰여진 '한강의 발원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2천만 수도권 인구가 마시고 쓰는 물이 시작되는 곳이라니 새삼 물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금대봉 북쪽에 위치한 검룡소
에서는 한강이, 남쪽의 새참봉샘은 낙동강이 시작된다. 인구 5만의 태백시가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기에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꽃구경도 좋고 산행도 좋지만 이러한 중요 수원지가 별다른 조치없이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보자니 안타깝다. 정부 차원의 별도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새삼 지나온 길가로 보여진 태백시의 환경보전 노력에 고개가 숙여진다.
태백과 정선을 넘나들던 옛길인 분주령에 이르러 안내표지판 앞에서 잠시 쉬어간다. "제 고향이 강릉이라서 '하슬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고구려 시대에 불렸던 이름이라는데 옛스러움이 사라질까 아쉬워 그런답니다." 장도열(55)씨와 온라인상 닉네임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덕산 정상으로 향하는데 '생태보전지역'이라는 팻말이 곳곳에 보인다.
■ 하늘로 향하여 힘껏 솟아 온 세상을 품에 안고 돌아선 뒤안길
오른 편의 검룡소로 향하는 길은 하산로로 이용하기로 하고 대덕산 정상으로 가기 위해 능선길을 따른다.
여전히 심술궂은 날씨가 빗방울을 흩뿌리고 바람에 홀아비광대와 붉은병꽃나무가 하늘거리며 붉은 꽃의 말나리와 금강초롱으로 착각하기 쉬운 모시대도 몸을 떤다.
민둥머리 모양의 대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이제껏 보아온 꽃들을 한데 모아놓은 형국이다. 보통의 운동장 몇 배 넓이로 화원이 펼쳐진다.
민둥머리를 하고 있는 대덕산 일원 415만㎡는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으로 날다람쥐 서식지가 있다니 더욱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맑은 날이면 은대봉·함백산·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남쪽 구간과 청옥·두타산·덕항산·구봉산으로 잇는 북쪽을 장쾌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덕산 정상엔 일월비비추·참취·솔나물·오이풀 등이 한가득이다.
눈길이 머물기에 발걸음이 쉽지 않지만 발 밑을 조심해 가며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를 둘러보고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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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2009.08.13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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